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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일기

부동산 계약, 도장 찍기까지 끝난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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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가 되어 처음 현업에 들어가면 보통 원룸부터 시작한다.


금액이 크지 않고 손님을 대하는 연습을 하기 좋기 때문이다.


동시에 큰 착각을 하기도 한다.


"원룸은 대충 보여주면 계약할 꺼야. 얼마나 한다고.."


전형적인 편견이다.


원룸이라고 한달 살고 나가나?


자신이 1~2년 살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깐깐한 것은 똑같다.


자기 언니와 엄마를 데리고 원룸을 보러 온 젊은 여학생이 있었다.


가격대와 조건을 파악하여 매물을 추렸다.


동선을 생각해서 순서대로 보여준다.


보통은 대조 효과를 노려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A급 물건을 배치하지 않는다.


구린 것을 보여주고 좋은 것을 보여주면 돋보이기 때문이다.


3개를 보여줬는데 다 마음에 든다고 한다.


차를 태우고 다니는데 난리가 났다.


"어쩌면 이렇게 딱 맞는 물건만 보여주세요. 선택하기 어렵네."


봤던 방을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하여 몇번을 돌았다.


그리고 결정.......



계약서를 당장 작성할 수 없으니 임대인 계좌로 계약금을 송금했다.


계약서는 다음날 쓰기로 하고 기분 좋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근데 다음날이 되니 전화가 온다.


이것 저것 묻기 시작하더니..


자꾸 핑계를 된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어제 본 사람은 발랄하고 한껏 UP되어 있는 인상이었는데 전화 목소리에서 톤이 죽어있다.


한참이 지났다. 


임대인은 아주 멀리 살고 있었기 때문에 출발..


근데 계약 30분 전에 전화왔다.


"저기.. 죄송한데 이 계약 저희는 어렵겠어요."


지금 임대인은 사무실로 오고 있는데 이게 뭔 소리인가?


알고보니 아빠가 반대한다고 한다.


엥?? 그럼 방 볼때 아빠는 왜 안왔지?


안을 안보고 딸들이 이 방을 구했다고 알려주니 그 방은 절대 안된다고 했다고..


골목에 있어서 위험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돈을 더 줄테니 더 좋은 것으로 얻어라..


이렇게 계약이 깨지면 이미 서로간에 신뢰가 깨져서 거래는 그것으로 끝난다.


"계약금은 못 돌려드립니다."


"네 그건 알고 있어요"


전화 한통으로 거래가 파토났다.


임대인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


대신 계약글은 그냥 가지셔도 된다며 오지 말아달라고..


계약서에 도장 찍기까지 안심해서는 안되는구나.. 


그리고 이렇게 다 된 계약이 깨지면 의욕이 떨어지게 되었다.


계약이 실패한 이유는 '숨어있는 최종 결정권자'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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